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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4.14 오전 11시 ... 여성을 위한 '특별한 오전'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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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425회 작성일 07-04-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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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여성을 위한 ‘특별한 오전’이 계속된다 BRUNCH BALLET  음악 이어 발레에도 브런치 붐 박돈규 기자 coeur@chosun.com

 

 

부슬비가 흩날렸다. 로비는 공연 시간 30분 전부터 북적거렸다. 열에 아홉은 주부로 보였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옛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처음 열린 ‘문훈숙의 브런치 발레’는 저녁 공연들과는 풍경부터 달랐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여성 관객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커피를 마시며 ‘특별한 오전’을 기다렸다.

서울 방이동에서 온 정순희(55)씨는 “오전 9시 이후엔 ‘주부 시간’인데 마땅히 할 게 없어 흘려 보내는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지수연(38·서울 합정동)씨는 “저녁 공연 보려면 식사 제때 못 하지, 교통 체증에 아이들까지 신경 써야지, 아주 피곤하다”고 했다. 딸과 함께 온 주부도 있었다.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에도 갔었다는 오은(39·성남 이매동)씨는 “가격을 좀 올리더라도 간단한 식사와 묶인 패키지 티켓이 나오면 좋겠다”는 제안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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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훈숙의 브런치 발레’를 보러 온 여성 관객들이 13일 오전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로비에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 잠시 후 11시. “오늘은 가족 돌보느라 저녁 시간엔 공연 보기 어려운 귀한 주부님들을 위해 마련한 무대입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UBC) 단장의 첫 인사였다. “제가 무대 생활 접은 지 6년입니다. 발레를 한 번도 본 적 없다는 분들, 발레가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때마다 ‘발레 전도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날 브런치 발레는 UBC 단원들이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명장면들을 보여주었다. 문 단장은 발레의 역사·의상 등을 해설했다. 아직도 팔동작만큼은 자신있다는 문 단장이 발레 판토마임의 기본 동작을 시연할 땐 여러 번 박수가 터졌다. 두 손을 가볍게 심장 밑에 포개면 ‘사랑’, 오른손으로 왼손 넷째 손가락을 가리키면 ‘결혼합시다’였다. “오늘 집에 가셔서 꼭 해보세요” 하자 객석이 웃음바다가 됐다.

    180㎝의 장신 발레리나 이상은이 춘 ‘백조의 호수’ 호숫가 장면의 2인무, 물 밑에서의 발차기를 보여주는 4마리 백조들의 춤, 통일성 있는 군무가 펼쳐졌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엔 고전 발레의 형식이 잘 드러나 있었다. 문 단장이 현역 시절 가방에 늘 넣고 다녔다는 망치(토슈즈 손질용)를 꺼낼 때, “발목 아래가 바나나처럼 휘어야 발레리나로서 이상적인 발”이라고 설명할 때, 역사적으로 계속 짧아진 발레리나의 치마를 보여주는 대목에서 객석 반응이 좋았다.

    브런치 발레는 강예나·황재원의 ‘백조의 호수’ 중 흑조 2인무로 끝났다. 강예나의 32바퀴 회전에 큰 박수가 터졌다.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가 블루오션 시간대를 개척한 후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 경기도문화의전당의 ‘립스틱 콘서트’,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의 ‘아침을 여는 클래식’ 등 음악에서 번진 브런치 공연 바람은 이날 발레로 한 뼘 더 날아올랐다. 문훈숙의 브런치 발레는 올해 8월 30일, 10월 4일, 11월 15일 세 번 더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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