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공연 리뷰발레 '춘향' 3인 3색 춘향愛 객석도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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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발레 '춘향' | ||
3인 3색 춘향愛 객석도 사랑에 빠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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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은·시몬 츄딘, 강예나·이현준, 황혜민·엄재용 커플이 바통을 이어받은 무대는 각기 다른 색깔로 관객을 맞이했다. 개인적으로도 첫 개막 공연이었던 안지은은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사랑에 빠진 춘향의 설렘을 십분 살려내며 객석을 압도했다. 강예나는 한결 우아한 형상을 추려낸 반면 황혜민은 정확한 동작으로 단아한 이미지를 남겼다.
극의 백미는 1막 춘향과 몽룡의 ‘2인무’. 몽룡에 의지해 공중에서 유영하듯 펼쳐지는 춘향의 동작은 시간의 흐름을 가로막은 채 사랑을 마음껏 표출했다. 고난도 테크닉을 무리 없이 소화한 안지은은 시몬 츄딘과 완벽한 호흡을 일궈내 객석 역시 이들의 사랑에 흠씬 빠져들게 했다.
‘발레 춘향’이 야심 차게 선보인 2막은 과거시험을 치르는 남성 군무로 시작해 몽룡의 ‘일필휘지’로 이어지며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높은 도약과 회전을 가볍게 소화한 시몬 츄딘은 2막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었다.
한국 무용 ‘춤 춘향’을 토대로 한 ‘발레 춘향’은 무대·의상 역시 한국적인 미를 살려 제작됐다. 꽃이 어우러진 무대며 다양한 색상의 한복으로 이번 작품의 국적을 깊게 아로새겼다. 그러나 한복에 가려 무용수들의 섬세한 발동작을 볼 수 없었던 것은 앞으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1막 봄·여름과 2막 변사또의 잔치에서는 다양한 춤이 흡사 스타카토식으로 이어지다 보니 오히려 집중을 방해하는 느낌을 줬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대목이 아닐까.
‘심청’ 역시 1986년 초연 이후 100여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다듬어진 만큼 ‘발레 춘향’ 또한 앞으로 보완을 거친다면 국제 무대에 올라도 손색이 없을 듯싶다. 우리만의 레퍼토리가 하나 둘 늘어난다는 것만으로도 ‘발레 춘향’의 탄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윤성정 기자 ysj@segye.com
2007.05.07 (월)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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